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나종호

2023. 1. 26. 14:47

 

핀란드는 복지가 아주 잘 되어 있는 나라다.

하지만 핀란드로 이민을 오고 나서 '돈, 성공, 명예는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전 세계에서 핀란드는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행복한 나라에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있고, 우울한 사람이 있다.

사람들은 '아니 그렇게 완벽한 나라에 불평할 게 뭐가 있어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어디에 어느 기준에 어떻게 비교를 하냐에 따라 모두에게 다르게 받아들여지겠지.

 

누군가의 눈에 모든 게 완벽해도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삶을 사는 것이 힘겨울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떻게 느끼냐'가 아닐까.

 

이 책이 가장 좋았던 점 세 가지는

 

1. 마음이 아픈 것도 아픈 것이다.

마음의 병이 어쩌면 당연하게 여겨서 간과하고 넘기기 쉬운 문제가 아닐까.

그게 뭐라고. 아무것도 아닐 거야. (무마하려는 듯이) 괜찮아 괜찮아. (안 괜찮은데)

지난해부터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마음의 건강함'이다.

상담을 받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했다.

나는 나의 마음의 건강을 잘 보살펴왔나?

몸을 건강하게 보살피면서 마음의 건강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잘 용기가 나지 않지만 올해 목표는 상담을 가는 거다. 

파워 ENFP인 나도 상담을 시작하는 게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상담의 장벽을 많이 무너뜨리는데 도움을 줬다. 

 

2. 다독여준다. 

가끔 나 자신을 관조하는 최고의 방법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거다. 

다른 사람의 환경, 상황, 감정을 통해 나를 더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서 어떤 사람의 어떤 이야기가

나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왜 나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나는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느꼈다. 

 

지난해부터 라일락 글쓰기 모임을 시작했다.

우연찮게 '나의 해방일지'가 시작하기 비슷한 무렵부터 같이 글 쓰는 사람을 만났다.

 

2주에 한 번씩 온라인으로 만난다.

우리는 서로의 직업도, 나이도, 본명도 제대로 모른다. 

필명으로 우리의 사소한 이야기를 쓴다.

글쓰기 모임을 하면서 운 적이 많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혼자 조용히 읽으면서 눈물이 났다.

 

글쓰기가 이렇게 치유가 될 줄이야.

시작하기 전에는 상상도 못 했다.

 

글을 쓰기 전까지 얼마나 고민하고 망설이도 두려워했을지 상상만 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글 쓰는 사람의 솔직한 힘을 믿는다.

 

다른 사람에게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에서 사랑을 이어 달리기 같다는 말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 말이 참 맞다.

상처 준 사람이 가면 나를 치유하는 사람이 온다. 

이렇게 또 다른 사람에게서 배우고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치유받는다 ❤️‍🩹 

 

3. 내가 가지고 있던 정신과에 대한 편견을 다르게 보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은 한결같이 

그 책을 통해 나를 비추어볼 수 있었다.

이 책도 그렇다.

의사로서, 환자로서

사람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힘이 있는지,

묵묵히 지켜보는 사람과, 그걸 이겨나가는 사람과, 한 사람의 인생에 오고 갔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나는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살고 싶은 사람 중에 하나다.

이런 나에게도 무수한 편견과 오해가 있다.

정신 상담, 정신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두려움, 무지에 갇혀서 정신적으로 아픈 것에 아무렇게나 라벨을 붙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조금이나마 나의 편견이 한 걸음 앞으로 나간 기분이 든다.

 

사실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는 

나를 있는 그대로 들어줄 수 있는 

그렇게 흘러가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아닐까. 

 

 

나종호 브런치: https://brunch.co.kr/@psy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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