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법

2022. 3. 31. 01:03routine


나는 요즘 살아가는 것에 생각 한다.
어떻게 살지?
어디에서 살까?
무엇을 위해 살까?

나는 동반자와 결혼하고 집을 사고 자동차를 사고 “보통의 삶”은 꿈도 꾸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특권과는 아주 먼 사람이다.
지방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지방대를 졸업하고
4대 보험이 안 되는 곳에서 일했다. 그래서 나는 자수성가 한 underdog (약자라는 뜻) 아웃사이더에 눈이 가고 애정이 가는 사람이다.

나를 보는 거 같아서. (아직 자수성가까진 아니지만)
자기 힘으로 이뤄냈다는 것.
시작점이 다르다는 것.

얼마 전에 인스타그램 피드에 이 글이 떴다.

번역가 황석희 님.
아직도 데드풀 자막볼 때의 신선함과 충격을 잊지 못 한다.

한국 나이 25세 생일에 (만 23세)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소원을 빌었는데.

소원 바뀌었다.

이렇게 소신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나는 이뤄내야 한다는 거에 강박감이 있다.
그리고 항상 생산성 있는 일을 하고 부지런하게 뭐든 하고 열심히 하는 것에도.
나와 비슷한 환경에 있었거나
나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리고 쓸모 있어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내가 뭐라고 대도 아닌 ㅋㅋㅋㅋ 이런 히어로 마인드셋ㅋㅋㅋㅋ 그래서 히어로물 좋아함)

나의 존재를 보여주는 방법중에 하나였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대학교를 가고 직장에 가고 등등
어른들이 정해놓은 퀴즈를 살살 눈치보면서 답안지를 보고 답을 해나가는 느낌

우리 가족들 중 대학을 나온 사람이 내가 유일하고, 가족 중에 여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뿐이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내가 다른 친구들과 다르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기준에 내 삶을 맞추려고 했다.
아닌 척, 그런 척, 아무 일도 없는 척, 괜찮은 척, 있어 보이는 척

이제 남편도 있고 (믿거나 말거나 비혼주의자였음) 집도 살 수 있도 차도 살 수 있지만
왜 남들이 정해놓은 틀에 맞춰 살아야 하지?
왜 그렇게 사는 인생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거지?
정해놓은 길대로 가지 않으면 잘못 됐다고 생각할까? 사람들이 말하는 보통의 삶 normal life에
의문이 생겼다.

왜 나에게 아무도 꿈꾸라고 말 안 해줬을까. 이 말 대신
정신 차려라.
빨리 졸업해라.
빨리 직장 구해라.
청약통장 들어라.
https://youtu.be/rF0 OBjQRTeg


갑자기 보통의 삶을 이야기 하다 옆길로 샌다.

어제 윤여정 선생님의 영상을 봤다.
솔직하게 마음에 있는 말을 다 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마음에 구멍이 많아서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나 자신을 숨기기 위해
치장하고 감추고 그랬다는 걸.

이 영상을 보고 내가 가진 껍데기를 버리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

https://youtu.be/_etGPEVSAQ0



나의 거품 빼기


step 1. 나는 노력하는 걸 멈췄다.

핀란드를 오고 나서 내 삶의 방향키를 내가 쥐고 설계할 수 있게 됐을 때 깨달았다.
나는 누구에게도 내 가치를 증명해야 할 필요가 없고
내가 제일 나를 사랑할 수 있다는 걸.

나를 아끼지 않으면 상대방도 나를 무례하게 대한다는 걸.

그래서 나는 남과 나를 비교하거나, 남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고 하는 노력을 멈췄다.

step 2. 나를 배려하지 않는 사람, 나에게 무례한 사람에게 에너지 쏟는 걸 멈췄다.

나는 남을 배려하는 걸 좋아한다. 나는 친절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를 무시하거나, 무례하게 굴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종종 내가 베푸는 배려와 친절을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그걸 넘어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엔 그런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기 싫어서 쓴소리 입에 바른 소리 하지 않았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지난가을에 서울에 갔을 때였다.
남편과 오랜만에 오는 한국을 축하하기 위해 마음을 먹고 좋은 호텔에 머물렀다.
머무르고 다른 곳으로 숙소를 옮기려고 로비로 내려왔다.
로비에 택시 배차를 도와주는 분이 계셨다.
우리가 짐이 좀 있었고, 배차를 도와주시는 분에게 물었다.
"저희가 짐이 많은데 괜찮을까요?"
"괜찮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택시가 왔다.
배차를 도와주는 분이 짐을 실어야 한다고 택시 기사한테 이야기하니까 택시기사 아저씨가 내려서 우리 짐을 보고 배차를 도와주는 직원분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쌍욕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 동생과도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호텔 직원분을 보고 화가 났다.
화가 났지만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남편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화가 난다고 택시 기사 아저씨가 너무 나쁘다고 이야기했는데 라우리는 오히려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근데 이 상황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우리 밖에 없어"

나는 비겁했다.
내 인생에 중요한 교훈을 이렇게 얻어야 했다는 게 부끄럽다.

step 3. 부정적인 단어 쓰는 걸 멈췄다.
나는 못 할 거야. 나는 안 될 거야. 나는 부족해. 나는 이것밖에 안 돼 등등. 안 되면 어떡하지?
나를 폄하하거나, 깎아내리거나, 평가절하하는 그런 말들을 안 쓴다.
예를 들면, 누가 칭찬을 했을 때 '아니에요'라고 하기보다 '감사합니다.'라고 하기.

step 4.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걱정하는 걸 멈췄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걱정하기보다는 좀 더 좋은 하루를 꿈꾸고, 어떻게 하면 즐거운 날들을 보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가능하게 만들까 생각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Make it Possible! Make it Happen!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

1. 내가 원하는 걸 정확하게 전달한다. 그래서 나의 감정, 내가 원하는 걸 정확하게 전달하는 걸 연습한다. 식당에 가게 되면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자고 한 적이 있었다.
한 번은 남편이 나에게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게 나도 행복한 거야"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
나를 알아야 남에게도 나눠줄 수 있다. 나는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주저없이 고른다.

2. 나만의 삶을 산다.

최근에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거나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것에 회의감을 느끼는 이유 중에 하나다.
내가 만드는 콘텐츠가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까? (진지 보스 출동)
혹시나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 건 아닐까.
내가 생각하고 의도했던바와는 다르게 비치게 되는 건 아닐까. 이 생각의 시작점에는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게 된 나의 동기가 관련 있다.
2021년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의 라이프스타일, 생각하는 것, 가치관, 긍정적인 에너지,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어요라고 알려주고 싶었다.

지금 드는 생각들은
처음 의도했던 것처럼 나아가고 있는 걸까?

인스타그램, 유튜브가 과연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도구일까?

인스타그램에 호주에 있는 사진을 올렸을 때 부럽다고 메시지를 보내준 분들이 있다.
사실 그 메시지에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모든 사람의 삶에는 다 각자 다른 고민이 있다.
나도 나만의 고민이 있다.

그리고 나는 사람이 한 가지, 두 가지로 단편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다양한 층이 있다.

작아 보여도 누구보다 강한 나.
고집 센 나
세상 왕예민한 나
비판적인 나
현실적인 나
겉으로 세상 쿨 해 보여도 오래된 것을 좋아하고 할머니 입맛.
할머니를 좋아하는 나.
방송국 작가였던 나.
번역일도 부업으로 했던 나.
좋아서 요가 강사 자격증을 취득한 나.
덕후 기질이 있어서 프로그래밍을 배우다 포기한 나.
생각보다 꼼꼼하고 세심한 나.

등등 내가 겪고 느끼는 고민과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고 표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3. 운동한다.
요즘 나의 주 관심사다.
체력은 국력. 체력은 곧 정신력. 정신력은 곧 나의 삶을 이끄는 원동력.
예전부터 힘든 일이 있으면 뛰거나 걸었는데 이 습관은 늙어서 다리에 힘이 없어져도 지키고 싶다.
몸이 힘들면 잡생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는 법.

4. 시간 관리한다.
언제 이런 글을 봤다.
나에게 주어지는 24시간은 일론 머스크도 똑같이 주어지는 세상에서 제일 공평한 거라고.
나의 31살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걱정으로 채우기보다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로 채우려고 한다.
32살의 나에게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지.

그 이후로 하루하루 나의 베스트 버전 best version of myself를 만드는 중이다.
실수도 하고, 서투르지만 나를 위로도 하고 단호하게 말하기도 하고 차근차근 꾸려나가는 재미가 있다.
나는 나의 하루하루를 나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간다.

5. 나를 보살핀다.
작년에 잡코칭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봤다.
이력서라는 걸 써본 게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학원에서 일하게 될 때 써봤지 회사에 취직을 하기 위해서 써본 적이 없어서 잡코칭이라는 게 생소했다.
내가 어떤 스피드로 일을 하는 걸 선호하고
어떤 업무환경들이 중요한지
나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지
일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오히려 나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핀란드에 와서 내가 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보지 못한 일들을 시도하면서 실패도 하고 넘어지기도 했다.
어떤 일은 시도해보고 문을 두드리다가도 좌절해서 다시 쳐다보기도 싫어서 포기했다.
나는 이런 나의 실패들이 부끄럽다고만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대견한 거다.
상담을 하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이 먼 나라까지 와서 comfort zone을 벗어나서 시도하는 것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것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꿋꿋하게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
옆도 뒤도 보면서 남들과 같이 가는 것

운동이 쉬고 싶을 때 쉬고, 맛있는 걸 먹고 싶을 땐 먹는다.
나는 남의 눈에 예뻐 보이기 위해, 날씬해 보이기 위해 운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 몸을 괴롭히는 (극단적으로 안 먹는 다이어트) 다이어트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몸이 좋아하는 건강한 음식은 먹는다.

결론은 음식.
그래서 나는 요즘 봄날 언니 영상을 자주 본다 ㅋㅋㅋㅋ
나는 입이 짧지만 나를 대신해서 많이 먹는 언니..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운동하는 언니...
개 멋있음.
인생은 이 언니처럼

https://youtu.be/QuC2 RUGHjmg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찌든 내 마음을 치유하고 비워낸다.
뭘 생산적으로 하기보다 멍 때리는 시간을 보낸다.

엊그저께 해가 지는 시간이길래 옥상에 가서 해가 지는 걸 봤다.
이런 느낌 있는 사진도 건졌다.


그리고 이 노래가 떠올랐다.




언제나 꿈꿔 온 순간이
여기 지금 내게 시작되고 있어
그렇게 너를 사랑했던
내 마음을 넌 받아 주었어

오! 내 기분만큼 밝은 태양과
시원한 바람들이 내게 다가와
나는 이렇게 행복을 느껴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 있어
그리고 내 곁에는 니가 있어
환한 미소와 함께 서 있는
그래, 너는 푸른 바다야
같은 시간 속에 이렇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난 좋아
 
고등학교 때 내 인생은 왜 이런가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
대학생 때 나는 뭐 먹고 살 지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외국의 도시에서 번역하고 글쓰며 사는 사람이 되고 싶어 이렇게 꿈꾸고 상상했다.
나는 내가 생각하고 말한대로 살고 있고 꿈꿔 온 순간에 있다. 
(아직 백수 프리랜서 작가, 비디오 제작자, 번역가, 요가 선생님이지만 <- 이 타이틀로 돈 많이 번 순서대로)  

또 꿈꾸고 나의 하루를 상상으로 채우는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하는 어른은 되고 싶지 않다.

'학교 어디 나왔어요?'
'몇살이에요?'
'서울에 살아요?'
'30살인데 명품백도 없어요?'
'무슨 일 하세요?'
‘내가 인생 선배로서 말이야..’


down to earth 🌏

 
좀 더 낭만적인 어른이 되기를.
(아 솔직히 이 글은 성찰의 글이 아니라 내 유튜브 히스토리 나열 & 나의 의식의 흐름인가 🥹)


마지막 추천곡

https://youtu.be/RsW66teC0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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